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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은 ‘지키자 vs 바꾸자’의 싸움이 아니다

    지금은 ‘지키자 vs 바꾸자’의 싸움이 아니다

    오늘 헌정사상 세번째로 대통령의 직무 정지가 결정 되었다.

    정치적 대립은 복잡해 보이지만 모든 것은 항상 ‘지키자’와 ‘바꾸자’로 귀결된다. 가진자는 지키려하고 가지지 못하려는 자는 바꿔 뺏으려고 하는 것이 타당한 법. 우리는 그것을 보수와 진보라고 부른다. 좌우를 떠나 모두가 자신의 이득을 쟁취하거나 지키기 위해 발언을 하고 행동하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모든 게임에는 룰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6살짜리가 만든 게임에서도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해서는 않되는 것과 되는 것을 설명하고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룰을 벗어나는 순간 지적 당하고 페널티를 받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정해진 룰과 정도가 있고 이를 뒤집으려는 반 사회적인 행동을 한 자는 당연히 페널티를 받고 처벌 받아야 한다. 이런 위급한 순간에도 좌우로 나뉘어 서로의 잘 잘못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으며 이러한 사회 분열이 바로 그 자들의 노림수다.

    이런 시기에 게임 참여자 모두가 힘을 합쳐 그들을 제지하지 않는다면 독재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우리는 선포 받고 그제서야 우리는 더 이상 민주주의라는 게임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에 후회 할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게임은 진보와 보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게임 판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이며 그 이후에 다시 정상적인 투표로 자신의 이득을 위한 한 표를 행사하면 된다.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이 민주주의 사회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외래의 침략이 아니면 더 이상 우리사회를 전복 시키기 어려울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서야 지금 누리는 것이 노력을 기울여서 지켜야 할 가치이고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새로 깨닳는다.

  • 혼돈도 ‘돈’이다

    혼돈도 ‘돈’이다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국가 비상사태 그리고 그 다음 날 이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발 빠른 사람들이 몰려 만들어낸 정치 테마 주 상한가. 과연 비난 받아야 하나?

    나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 없이 이런 일을 당해버린 우리. 절망해서 시시각각 올라오는 뉴스 기사들을 정독하면서 분노하거나 양극화로 갈라져 버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간 낭비를 하는 것에 시간을 할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태로서 발생한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개인 적으로 생각한다.

    혼돈도 ‘돈’이다. 방금 들은 한 유튜버의 공감하는 말.

    얍삽하게 혼돈을 돈을 버는 기회로 생각하자는 말이 아니다. 그들 역시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단순히 힘이 없어 자신에게 발생한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했제와 그랫제’

    ‘했제와 그랫제’

    넘쳐나는 정보들 사이에서 사람들은 그나마 좋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 공신력 있고 자칭 전문가들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미디어도 물론이고 마치 신도들이라도 모집 하는게 목적인 듯한 유튜버들의 홀릴듯한 말도 혹시나 하고 경청한다.

    세기도 힘들 정도의 다양한 예측 그리고 예언들을 쏟아놓지만 실제 뚜겅을 열어보면 당연히 대부분은 틀리고 어쩌다가 하나 맞추게되면 광신도 모집 중인 유튜버들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미디어 역시 자칭 전문가란 양반들 패널로 데려와서 똑같이 하는 말 ‘내가 그렇다고 했제? 그랬제?’

    나는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설명하거나 설득하고자 할 때 ‘제 생각에는’이라는 운을 띄우곤 말을 시작하곤 한다. 영어로는 “In my humble opinion”이다. 내가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없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나의 의견과 생각도 그저 하나의 의견과 생각일 뿐, 내가 항상 맞지 않고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어서다.

    겸손하자. 아니 적어도 수 없이 입 밖으로 내 뱉은 자신의 말들이 대부분 틀렸다는 것에 창피한 것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어쩌다가 하나 운 좋게 맞은 예측을 가지고 ‘제가 기존에 말씀 드린대로..’, ‘제가 예전부터 이야기 했듯이..’라고 기억을 더듬으라고 강요하는 너희들 부끄럽지도 않니?

  • 새벽 출근하기 전 흔한 의식

    새벽 출근하기 전 흔한 의식

    남들이 모두 잠든 아침에 회사로 나가면서도 교통체증이 덜 했으면 하는 마음에 1분이라도 서둘러 나가는데 꼭 잊지 않고 하는 마지막 의식이 아들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핸드폰 후레쉬로 잠시나마 지켜 보는 것이다.

    분명히 잘 때는 정 자세로 누워 잔 것을 확인 했는데 나갈 때 확인하는 아들의 자는 모습은 위 아래가 바뀌어 있기도 하고 또 어쩔때는 이불 밖으로 뛰쳐 나간 자세를 보면, 밤새 얼마나 자세를 옮겨 가며 활발하게 활동을 했는지 신기 하기도 하고 또 아내는 그런 아이를 피해서 한쪽 구석에서 쭈그려져 자는 모습이 우습기도 애처롭기도 하다.

    잠시나마 이런 시간을 내어 이렇게 그들을 확인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는 이유를 스스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인데, 이런 나의 행동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오는 의식의 결과라는 것이 새삼스럽고 놀랍기도 하다.

    사랑으로 시작된 결혼 생활보다 오히려 늦게 아이가 생긴 이후로, (특히 아이가 성장 할 수록) 아이의 존재가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나를 이렇게 행동하게 하는 본능이 새삼 놀라운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나에게 제공한 혜택과 행동들로서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최근에는 키우는 어미 다람쥐의 아기 다람쥐들을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본능적인 행동들을 보면 우리 생명체들은 다 그런 DNA가 몸속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가 생김으로서 많은 불편하고 제약사항들이(걸림돌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생겼다. 대부분은 크지 않는 것들이지만 청년들처럼 아직도 그리고 있는 나의 이상과 꿈에 적지않은 제약사항으로 자리 잡혀 있는 것이 바로 이른 아침 출근 할 때 확인하는 아들이다.

    하지만 이제 남들처럼 아들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도배하고 사는 그 행복을 안 이상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도 그저 심어진 본능에 맞게 충실하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한 생명체일뿐인가보다.

  • 전화 한통으로 1억을 빌릴 수 있는 사람

    전화 한통으로 1억을 빌릴 수 있는 사람

    개인적으로 현금 흐름이 나쁜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작년에 여러가지 결정들과 일이 겹치면서 보유한 주식을 정리해야 하나 할 정도까지 드는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연히 친구같이 편한 형에게 장난 식으로 요즘 처한 상황이 웃프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전화 마지막에 형이 진지하게 혹시 돈이 필요하면 1억정도 빌려 줄까 하고 묻는 소리를 들었다. 좋은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은행 대출이나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하면서 돈을 빌려 본 경험이 없는 나라 당연히 거절했다.

    하지만 상징적으로 의미 있는 숫자인 1억이라는 돈을 생각 없이 한 전화 한통으로 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내 옆에 있었구나하고 뿌뜻하면서도 많이 감사했다.

    공통점은 없는 형이지만 이제 서로 가족같은 관계가 되었다. 오늘도 퇴근하면서 우스개 소리로 크리스마스 당일 때 무드있는 조명 옆에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 두고 와인 한잔 하면서 24년 열심히 산 자신을 다독이는게 어떻겠냐고 셀피라도 한번 찍으면서 기록도 남기고라고 말은 했는데, 절대 그러지 않을 형이라서 작은 서프라이즈를 이번에도 보낸다. 이제 다음에는 10억 빌려 주겠지? 미리 고마워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