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Soung Soo Park

  • 새벽 출근하기 전 흔한 의식

    새벽 출근하기 전 흔한 의식

    남들이 모두 잠든 아침에 회사로 나가면서도 교통체증이 덜 했으면 하는 마음에 1분이라도 서둘러 나가는데 꼭 잊지 않고 하는 마지막 의식이 아들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핸드폰 후레쉬로 잠시나마 지켜 보는 것이다.

    분명히 잘 때는 정 자세로 누워 잔 것을 확인 했는데 나갈 때 확인하는 아들의 자는 모습은 위 아래가 바뀌어 있기도 하고 또 어쩔때는 이불 밖으로 뛰쳐 나간 자세를 보면, 밤새 얼마나 자세를 옮겨 가며 활발하게 활동을 했는지 신기 하기도 하고 또 아내는 그런 아이를 피해서 한쪽 구석에서 쭈그려져 자는 모습이 우습기도 애처롭기도 하다.

    잠시나마 이런 시간을 내어 이렇게 그들을 확인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는 이유를 스스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인데, 이런 나의 행동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오는 의식의 결과라는 것이 새삼스럽고 놀랍기도 하다.

    사랑으로 시작된 결혼 생활보다 오히려 늦게 아이가 생긴 이후로, (특히 아이가 성장 할 수록) 아이의 존재가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나를 이렇게 행동하게 하는 본능이 새삼 놀라운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나에게 제공한 혜택과 행동들로서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최근에는 키우는 어미 다람쥐의 아기 다람쥐들을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본능적인 행동들을 보면 우리 생명체들은 다 그런 DNA가 몸속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가 생김으로서 많은 불편하고 제약사항들이(걸림돌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생겼다. 대부분은 크지 않는 것들이지만 청년들처럼 아직도 그리고 있는 나의 이상과 꿈에 적지않은 제약사항으로 자리 잡혀 있는 것이 바로 이른 아침 출근 할 때 확인하는 아들이다.

    하지만 이제 남들처럼 아들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도배하고 사는 그 행복을 안 이상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도 그저 심어진 본능에 맞게 충실하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한 생명체일뿐인가보다.

  • 전화 한통으로 1억을 빌릴 수 있는 사람

    전화 한통으로 1억을 빌릴 수 있는 사람

    개인적으로 현금 흐름이 나쁜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작년에 여러가지 결정들과 일이 겹치면서 보유한 주식을 정리해야 하나 할 정도까지 드는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연히 친구같이 편한 형에게 장난 식으로 요즘 처한 상황이 웃프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전화 마지막에 형이 진지하게 혹시 돈이 필요하면 1억정도 빌려 줄까 하고 묻는 소리를 들었다. 좋은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은행 대출이나 개인적으로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하면서 돈을 빌려 본 경험이 없는 나라 당연히 거절했다.

    하지만 상징적으로 의미 있는 숫자인 1억이라는 돈을 생각 없이 한 전화 한통으로 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내 옆에 있었구나하고 뿌뜻하면서도 많이 감사했다.

    공통점은 없는 형이지만 이제 서로 가족같은 관계가 되었다. 오늘도 퇴근하면서 우스개 소리로 크리스마스 당일 때 무드있는 조명 옆에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 두고 와인 한잔 하면서 24년 열심히 산 자신을 다독이는게 어떻겠냐고 셀피라도 한번 찍으면서 기록도 남기고라고 말은 했는데, 절대 그러지 않을 형이라서 작은 서프라이즈를 이번에도 보낸다. 이제 다음에는 10억 빌려 주겠지? 미리 고마워 형.

  • ‘소 곱창을 돈 걱정없이 사 줄수 있는 아빠’

    ‘소 곱창을 돈 걱정없이 사 줄수 있는 아빠’

    언젠가인가 예전 집 근처에서 곱창전골이 먹고 싶어 주변 곱창 전문점에 들어 간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소 곱창을 매우 좋아하는데 자주 먹기는 비싸서 이번에도 곱창 찌끄래기들로 찌개를 끊인 곱창 전골을 먹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가족 4인 가족이 4인 분을 다 먹고 먹성이 좋은 아들 둘을 위해서 추가 주문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우연이 머리 속에 다짐 하나가 떠 올라서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곱창을 먹고 싶어할 때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사 줄 수 있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어’

    그때로부터 대략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나도 이제 아들 하나가 있는데 오늘 아침 우연히 그날 그때의 내가 한 그 말이 생각 났다. 그래서 나에게 되물었다. 나는 지금 그런 아빠인가?

    반은 그렇고 반은 아니다. 음식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가 필요한 것이라고 사 달라면 마음껏 사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날, 그달에 대한 과다 지출로 다음 달 지출을 줄일 고민을 하겠지.

  • 예정에 없던 크리스마트 트리를 장식하다

    예정에 없던 크리스마트 트리를 장식하다

    가족과 저녁 시간을 갖다가 우연히 크리스마스 트리 이야기가 나왔는데, 하고 싶은 것 많은 우리 아들이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 하자고 해서 예정에 없는 장식에 들어 갔다.

    항상 느끼는 감정이지만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할 때면 올해 한해도 무사히 잘 보내서 이렇게 내가 여유롭고 즐겁게 가족과 함께 이런 시간도 보내 수 있구나에 감사한다.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행복했던 일들과 그렇지 못했던 일들…

    하지만 이 순간만은 서로를 함께 도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이쁘게 장식하려고 노력하고 연말을 함께 즐겁게 마무리 하고자 하니 모든 것이 감사 할 뿐이다.

  • 정식 학부모가 되었다

    정식 학부모가 되었다

    다음 주 학교에서 겨울 콘서트가 열리는데 아이들이 연습한 율동과 시 낭독을 부모님들 앞에서 뽑내는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예전부터 영화를 보면 아이들은 강단 위에서 연습한 노래와 율동을 하고있고, 관람석에서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아이들의 모습을 응원과 함께 캠코더에 영상을 담고 있는 아빠들의 모습을 종종 보았는데 어느새 내가 그런 마음과 위치가 되었다.

    그런 영화 스토리에서는 꼭 긴장해서 외운 파트를 까먹고 당황하다가 무대 옆에 대기중이던 선생님이 도움을 주고 해결하는 그런 모습이 그려지는데, 나를 닮은 아들이라면 긴장한 영화의 그런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

    우리 아이가 무엇을 해도 항상 즐겁게 임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막 정식 학부모로 인정 받은 초보 학부모지만 너가 즐겁게 즐길 수 있게 지원하고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