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하기 전 흔한 의식

남들이 모두 잠든 아침에 회사로 나가면서도 교통체증이 덜 했으면 하는 마음에 1분이라도 서둘러 나가는데 꼭 잊지 않고 하는 마지막 의식이 아들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핸드폰 후레쉬로 잠시나마 지켜 보는 것이다.

분명히 잘 때는 정 자세로 누워 잔 것을 확인 했는데 나갈 때 확인하는 아들의 자는 모습은 위 아래가 바뀌어 있기도 하고 또 어쩔때는 이불 밖으로 뛰쳐 나간 자세를 보면, 밤새 얼마나 자세를 옮겨 가며 활발하게 활동을 했는지 신기 하기도 하고 또 아내는 그런 아이를 피해서 한쪽 구석에서 쭈그려져 자는 모습이 우습기도 애처롭기도 하다.

잠시나마 이런 시간을 내어 이렇게 그들을 확인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는 이유를 스스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인데, 이런 나의 행동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오는 의식의 결과라는 것이 새삼스럽고 놀랍기도 하다.

사랑으로 시작된 결혼 생활보다 오히려 늦게 아이가 생긴 이후로, (특히 아이가 성장 할 수록) 아이의 존재가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나를 이렇게 행동하게 하는 본능이 새삼 놀라운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나에게 제공한 혜택과 행동들로서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최근에는 키우는 어미 다람쥐의 아기 다람쥐들을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본능적인 행동들을 보면 우리 생명체들은 다 그런 DNA가 몸속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가 생김으로서 많은 불편하고 제약사항들이(걸림돌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생겼다. 대부분은 크지 않는 것들이지만 청년들처럼 아직도 그리고 있는 나의 이상과 꿈에 적지않은 제약사항으로 자리 잡혀 있는 것이 바로 이른 아침 출근 할 때 확인하는 아들이다.

하지만 이제 남들처럼 아들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도배하고 사는 그 행복을 안 이상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도 그저 심어진 본능에 맞게 충실하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한 생명체일뿐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