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록 대입고사 수능을 보지 않았지만, 아침에 일어나 우연히 본 수능 시간표가 간접적으로나마 숨 막히는 느낌을 주네. 아침 8시 40분부터 시험이 시작된다면, 도대체 언제부터 집합하고 인원을 확인해야 한다는 거야? 그리고 끝나는 시간이 저녁 6시 즈음이라고? 솔직히 점심시간 50분은 너무 짧지 않아? 밥 먹고 숨 돌리기에도 부족한 시간 같은데.

우리 아들도 언젠가는 이러한 경쟁의 피날레로 인생에서 가장 압박감 높은 하루를 견뎌내야 하겠지. 군대 역시 예외일 수 없고. 돌이켜 보면, 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피해 살아왔으니 꽤나 편하게 여기까지 온 셈이야.
고3 아들을 둔 형님 두 분께 아침 안부를 여쭙고 “아들 힘내라고 응원해주세요”라고 했더니, “가만있는 게 돕는 거야”라고 하시더라. 씁쓸하면서도 웃음 나는 답변. 이 말을 들으니 문득 생각이 드네. 우리 아들이 수능을 치를 때쯤엔 “힘내!”라고 응원하고 안아주면서 배웅 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유지되면 좋겠다.